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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이야기

코드기어스 반역의 루루슈

섬뜩파워 2011. 10. 30. 21:46

길티크라운이 절찬리에 방영 중인 이 시점에서 코드기어스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한다.

사실 비슷한 시기에 방영된 에우레카세븐 덕분에 개인적으로는 철저히 소외시켰던 작품인데

4년전에 나온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블로그에 제대로 썰을 풀어본적이 없다는 사실에 이외(?)의 마음이 들어

글을 올려본다. 이 작품은 방영 당시 상당히 논란의 소지가 되었던 부분이 있었는데, 전쟁의 피해자가 '일본'으로 그려져 있었으며

브리타니아 제국이라는 가상의 초강대국에 의해 일본은 식민지가 되어 국명을 'Area11'로 표현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브리타니아 제국은 '황제'라는 존재가 모든것을 통치하며 철저한 약육강식의 논리로 영토를 넓혀온 나라라는 설정인데

사실 요즘 세상에 귀족주의, 기사단 등등 꽤나 시대에 걸맞지 않는 환타지적인 설정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이러한 논란의 소지들에게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상당한 인기를 모았었는데

인기를 모은 요인은 굉장히 다양하지만 상대방의 마음을 자유자재로 조종하는 '기어스'라는 초능력의 존재,

그리고 다른 메카닉물에 비하면 전략, 전술등 머리싸움의 비중에 상당히 높아 작중의 흥미가 높았으며

캐릭터 디자인을 맡은 사람은 무려 클램프. 또한 일개 고등학생이 점차적으로 세력을 확대해 궁극적으로는 전세계를 지배하게 된다는

과감한 스토리라인 역시 시청자들의 흥미도를 극대화로 유발시켰다.

게다가 주역들의 일상생활이 그려지는 앗슈포드 학원에서는 러브코메디, 학교축제 등등

일상생활 역시 상당히 높은 비중으로 다뤄지고 있어 학원물을 좋아하는 시청자들의 눈길마저도 사로잡아버렸다.

여기서 앗슈포드 학원이라는 존재가 슈로대같은 크로스오버 게임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해버렸는데..이부분에 대해서는 따로..

기본적으로 코드기어스는 무척 어두운 빛깔을 지닌 작품이다.

소소하게 비쳐지는 일상이나 등장인물들의 행복감등은 이후 전개에서 여지없이 박살나기 위한

제물적 소재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그 정도가 상당히 심각하여 가히 막장이라고도 부를 수 있을 정도인데

그 중에서도 유명한 사건은 '유페미아의 일본인 학살 사건'으로 시청하기 굉장히 부담스러운 에피소드였지 않았나 싶다.

주인공 루루슈가 지닌 초능력 '기어스'는 사건을 상당히 심층적이고 복잡하게 만들어 단순히 전지전능한 능력이 아닌

무거운 책임감을 동반해야하는 무서운 능력이라는것을 깨달아가게 된다.

인간관계는 살떨릴 정도로 무섭게 꼬여가는데 그 중심에 서는 인물이 루루슈와 그의 절친 스자크라는 인물로

이 둘 사이의 갈등이 지켜보는것이 가히 마음 편하지는 않다. 기본적으로 속고 속이는것이 일상화된 세계를 그리고 있다.

중반부 이후 폭발적인 전개를 겪으며 스자크는 '스완용'이라고 불리며 상당한 안티를 보유하게 된다.

막판에는 다시 남자들의 뜨거운 우정(?)이 부활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음 클램프 작품들을 보면 항상 시스콘인 주인공이 등장하잖아?

이 작품도 마찬가지다;; 물론 사진속에 나온 녀석은 남동생이니 오해하지 않길 바란다;;

요녀석은 기억을 조작당한 후 납치당한 여동생의 대역으로 가짜 동생의 역할을 하는 로로라는 자식인데.

로로의 최후씬은 나에게는 상당한 감동을 심어주었던 에피소드였다.

인간다움을 거의 잃은 이 작품속에서 나름 인간미가 물씬 느껴지는 명장면이었다고 생각된다.

후반부의 한 장면. 메카닉물이니 메카닉에 대해 얘기를 빼놓을 수가 없지.

일단 이 작품이 처음 등장시 메카닉 매니아들에게는 상당한 질타를 받아야만 했다;

바로 주역 메카인 '나이트메어'들의 디자인이 굉장히 후지다는거 ㅋㅋㅋㅋ

보톰즈를 연상시키는, 롤러를 타고 이동하는 메카닉들.. 기관총, 유선 하켄같은 요즘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원시적인(?) 무장들로 싸우는 모습은 안쓰러울 정도였는데..

하지만 하늘을 나는 것도 벅차했던 메카닉들이 후반부되면 공중부양은 기본에 복사파동, 하드론포같은

급격한 발전을 이룩하게 된다; 즉 1화에 등장한 기체들과 후반부에 등장하는 기체들의 성능이 거의 100배 정도는 될듯;;

사실 이건 모든 메카닉물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비건담물 중에서는 비교적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모델들 ㅎㅎ

홍령 상천팔극식과 란슬롯 알비온이라는 이름도 멋진 녀석들이다.

사실 이 작품에서 가장 잘 싸우는 기체가 저 둘인데.. 

...이상하게 슈로대에서는 루루슈가 타는 신기루가 가장 강하다-_-;

(참고: 루루슈는 원래 기체 조종이 상당히 미숙하다.

단지 전략을 잘 짜는 지휘관에 불과할뿐. 그런데 게임에서는 신기루가 지닌 '하드론포'라는 무기가 너무 강력해서

최전방에 내세우는 돌격형 포지션이 되버린다ㅠㅠ 원작의 설정을 쌈싸먹는 순간ㅋㅋㅋ)

결국 다크히어로물인데. 일본 전쟁물 애니에서 즐겨 사용되는 결말이 여기 코드기어스에서도 고스란히 사용되었다.

생각이 있는 두명의 우수한 지도자들이 최후의 결전을 통해 둘 다 공멸하는 것으로 세계의 평화를 지킨다는..

자신들이 그 죄를 다 뒤집어 쓰는것은 물론, 공포스러운 최종 결전을 통해 일반 시민들은 평화에 대한

갈망은 자연스럽게 깊어진다. 그리고 싸움이 끝난후 피로 물든 자신들을 대신할 완전평화주의의 후계자를 집권시킨다..

뭐 이런 결말인거다. 이 결말은 사실 일본 애니에서는 매우 식상할 정도로 뻔한 레파토리이다.

단순히 애니로 치부해버리면 상관없겠지만........

태평양 전쟁에 대한 일본의 핑계와 일치하는 이 결말은 우리로써는 왠지 씁쓸한 뿐이고..ㅋㅋ


음. 어쨋든 이 애니, 재미라면은 상당히 있다. 게다가 50화라는 긴 에피소드 속에서도 힘이 빠지는 모습도 보이지 않으니

꽤 우수한 작품임은 틀림없음. 단지 2기의 밀도가 1기만큼 좋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약간 있지만 말이다.



대부분의 4쿨 짜리가 그렇듯 OST도 우수하다.(오프닝, 엔딩이 무려 4번이나 나오니 건질게 많다;;)

영상이나 연출도 제법 감각적인 작품이니 기회가 있다면 한번 봐주자.

아참 또 칭찬할 부분은 인간 군상에 대한 묘사가 리얼하고 재미있게 잘 그려져 있다.


썩소 날리는 쿨한 주인공이 나오는 애니가 보고 싶다거나 고등학생이 권력을 잡는 환타지가 보고 싶다면 한 번 봐보는것도 좋겠다.

ㅋ 오랜만에 보니까 재밌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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