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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 스토리 상 중요한 내용이 전부 스포일러 됨..


최근에는 영웅전설 시리즈에 묻혀서 취급이 조금 안습해진 시리즈이지만

팔콤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게임이 바로 이스!!

일본식 디아블로(?) 스타일의 액션 RPG 게임이면서 PC 기반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콘솔 게이머들 사이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갖는 게임이었다

(게임라인에서도 다양한 패러디 만화를 볼 수 있었다.)

그만큼 정말 90년대 중후반을 거의 풍문했던 게임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 최신작 이스8을 최근 비타로 플레이해 보았다.

90년대 게임잡지에서 흔히 아돌을 일컫길 "난봉꾼"이라고 칭하였다.

나이와 종족을 불문하고 모든 여성들의 마음을 언젠가 빼앗는 무시무시한 청년으로 묘사되기 때문이다.

작중에서 상당히 좋은 이미지로 인식되고 있으며 못하는게 없다 보니 인기가 끊이지를 않는다.

그러나 초기작 두 편을 제외하고 시리즈 자체가 워낙 남녀간의 애정을 거의 묘사하지 않는데다가

아돌의 모험가라는 직업 특성 상 다음 모험지로 휙 떠나버리기 때문에 뭇 여성들을 괴롭혀왔다.

....아니나 다를까 20여년이 흐른 최신작 이스8에서도 그 레파토리는 변하지 않았더라;;;


최신작답게 액션의 연출이나 타격감이 크게 상승하였다.

기본적으로 고전적인 RPG의 느낌을 그대로 유지한채 액션성을 통한 손맛을 잘 제공한 느낌이다.

특정 타이밍에 방어나 회피를 누르면 능력치가 상승하는 시스템도 들어 있다.

적의 공격 패턴에 따라 공략법을 연구하는 것도 재미있다.


이번작은 배경이 무인도.. 주인공의 여객선이 크라켄의 공격을 받고 표류하게 된 설정이다.

그래서 마을이라고는 표류자들이 모여사는 마을 달랑 하나만 등장하고

화폐 개념도 없다.(비슷한 물물교환 개념은 있다.)

대신 섬이 배경인 만큼 바다만큼은 징하게 볼 수 있는데 각 스폿별로 다양한(괴상한) 생선을 많이 낚을 수 있다.


대체 어떤 생선이길래 빛나는 잎 X2를 주시는지;;

어떤 생선은 철광석이나 예쁜꽃을 주는 등 이 섬에 사는 물고기들의 성분이 의심스럽다.


남의 집(?) 연못에서도 낚시를 하는 도둑 근성도 보여준다.

무인도에서 우연치 않게 발견한 오두막인데 원래 살던 주인이 잠시 외출 중이었다(.....)

더 웃긴건 이런 작은 연못에 1미터 남짓의 물고기를 두 마리 잡을 수 있다.

아무리 봐도 발목 정도 밖에 안되는 수심인디...


아돌 이외에도 다나라는 주인공도 등장하는데..

초중반에는 꿈 속에서만 등장하다가 실제로 플레이 가능한 시점이나 주인공 일행과 합류하는 시점은

상당한 스토리가 지난 후 겨우 성사되는 느낌이다.

"음.. 이제 후반부인가??" 싶었는데도 알고보니 이제 시작이었다..ㅡㅡ;;

그렇다.. 이 게임 플레이시간이 상당히 어마어마한 게임이었던 것이다....


전편 "셀세타의 수해"와 비교했을 때 좀 아쉬운 부분 중 하나가

예전에는 회화 씬에서 캐릭터들의 2D 일러스트가 나오는 방식이었는데

이번작은 그냥 3D 모델링을 그대로 사용했다.

물론 지금같은 시대에 2D 일러스트를 게임내에서 따로 쓰는 것 자체가 구시대적인 유물이기는 한데..

일본 RPG 제작사들의 기술력을 생각하면 차라리 2D, 3D 나눠서 보여주는게 더 좋을 때가 있긴 하다..


뭐 대표적인 예가 위, 아래의 락샤 이미지만 봐도 대충 느낌이 올거다..

근데 이렇게 보는 것도 제법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냥 2D 일러스트의 느낌을 3D로 옮기는게 힘들어서 그런거겠지..ㅠㅠ (길티기어 제작사가 미친놈들이지)


그렇다고 3D 그래픽이 나쁘다거나 그런건 아니다.

나름 선택과 집중을 해서 그래픽은 좋아 보이는 편.

이 정도 플레이타임에 이 정도 볼륨인데도 이 정도 그래픽이라는 건 정말 비타의 한계치까지 끌어온 느낌이다.


표류촌 최고의 색기 담당(...)은 다름 아닌 수녀님....

대화 이벤트에서 선택지도 재밌는게 많다;

(뭔가 정상적인 선택지 외에 대놓고 수녀님에게 들이대는 선택지가 하나 더 있다고 보면 된다.)


이 게임에서 가장 강력한 몬스터는 "용종"이라고 불리는 몬스터들인데...

몇 번 보면 대충 눈치채겠지만 거의 대부분은 공룡들이다..

무인도를 탐험할 수록 공룡이나 고대 생명체들을 잔뜩 만나게 되는 태고의 섬이었던 것.


강력 스포일러이지만... 사실 이 섬은 무인도가 아니었다.

..라기 보다는 중간에 큰 산맥을 넘었더니 고대에 멸망한 거대한 도시 유적이 있었다.

다른 주인공인 다나가 원래 살던 도시이며 그 시간대도 무려 현생 인류가 지구상에 생겨나기 이전에

번성했던 도시라고 하니 얼마나 까마득한 과거의 문명인지는 짐작도 안 갈 정도..


이제는 뭐 대놓고 공룡시대다.

싸워보면 엄청나게 강하다... (입에서 불도 토하고 돌기에서 빔이 나오는 등 판타지 세계에 맞게 각색됨 ㅋ)


유적 최심부에 도착하면 꿈에 그리던(?) 그녀, 다나를 발견하게 된다.

최소 수십만 년 이상의 세월을 봉인 당한 채 아돌을 기다리고 있었다.

참고로 이 선택지에서 아래를 선택하지 않으면 계속 똑같은 선택지가 나온다 ㅋㅋㅋ

다나...를 선택하면...


아돌씨?? 공주님 안기로 받아주는 난봉꾼 주인공

여기서부터 또 극적인 전개가 흐르고....


이 게임의 최대 장점이자 최고 재미있는 부분은 바로바로..

"모험과 탐험"의 느낌을 매우 잘 살렸다는 부분인다.

단계적, 심층적으로 던전의 깊이를 맛볼 수 있도록 잘 설계되어 있다.

숨겨진 희귀 아이템을 얻게 되면서 기존에 갈 수 없었던 장소를 가게 되거나

미스테리했던 장소도 중간에 특정 힌트를 얻게 되면서 숨겨진 길이 열리는 그런 식이다.

조금씩 파워업해나가는 자신과 그로 인해 열리는 새로운 세계? 그런게 잘 녹아있다.


워낙 러브스토리 묘사가 없는 게임이라...

대부분 시리즈별로 단편적으로 스토리가 나뉘는 작품이기는 한데

이번 작은 떡밥이 뿌려진 부분이 있어서 후속작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정말 후반부 들어서면 포텐이 폭발한다.

별별 신기하고 이상한 던전들의 향연..끊임없이 도전해오는 강적들..

처음에는 분명히 무인도 표류기였을 뿐인데.. 어느 새 세상을 구하기 위한 거대한 모험이 되어 있다.


이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아돌 주인공 한 명으로 첨부터 끝까지 싸워야 하는 게임이었으나

이번 작은 최대 3인 파티를 구성할 수 있고 6명의 캐릭터 중에서 골라서 쓰는 방식이다.

당연히 6명의 캐릭터들을 전부 플레이어가 바꿔가면서 직접 조작할 수 있다.

덕분에 각 캐릭터들을 사용하는 재미도 상당히 쏠쏠하다.


...그냥 무인도 여행기였을 뿐인데 생명과 진화의 근원을 탐구하는 스토리가 되어버렸다..

물론 이것도 하나의 과정일 뿐이고 사실은 더 큰 내막이 있었으니..


...이로써 아돌은 2명의 여신을 여친으로 두게 되었다...

웃자고하는 소리지만 좀 감동적인 이벤트였다.


마무리는 언제나 그렇듯 훈훈한 난봉꾼 모드로...


이번 시리즈는 이터널이나 오리진 같이 과거 시리즈를 리메이크 한게 아니다.

셀세타의 수해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등장하는 공식 넘버링 후속작인거다.
아돌도 어느새 21세의 청년이 되어 버렸다. 다음 작은 아마도 로문 제국 본국으로 가지 않을까??


이스의 캐치프라이즈는 이렇다..

자네는 아돌 크리스틴을 알고 있는가? 붉은 머리의 검사이고 모험가인데

100권이 넘는 모험서가 있을 정도로 대 활약한 모험가였다 어쩌고 저쩌고

...사실 각 이스 작품 하나 당 한권의 모험서라는 설정이다...

...저런 논리대로라면 앞으로 92권의 시리즈를 더 낼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ㅋㅋ

그만큼 앞으로 이 시리즈를 더 많이 만날 수 있다는 부분에서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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