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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로봇붐을 일으킨 80년대 중반, 건담과는 다른 노선을 걷는 작품들이 다수 방영되었는데
보톰즈 같은 경우 그 저작권이 반다이가 아닌 타카라에 묶여 있던터라 그동안 터부시되어온 경향이 있었다.
보톰즈의 매력이라면 'SF'적인 요소는 최대한 절제하고 있으면서도 '밀리터리'면을 굉장히 강조하고 있어
전투장면의 사실성이나 그 긴박함, 이를 살려주는 메카닉 설정등을 통해 훗날 방영된 패트레이버, 풀메탈패닉등에
지대한 영향을 주기도 한 작품이다.
이 작품의 최대의 특징은 주역으로 나오는 로봇이 전혀 특별한 기체가 아니고 그냥 평범한 양산기 라는 것에 있다.
스코프독은 그냥 양산기이므로 그 성능도 이 작품에 등장하는 다른 다른 병기들에 비해서 특별하게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다.
그리고 한 기체를 계속 쓰는 것도 아니고 쓰다 버리는 소모품 취급을 한다.
주역기체인 스코프독은 길가에 굴러다닐 정도로  넘쳐나서 키리코는 그걸 주워다 쓰는 전개가 많으며,
적의 기체를 탈취해서 쓰기도 한다.
후반엔 주역기체였던 스코프독이 적으로 우수수 몰려나오는 전개도 볼 수 있다.
당시로선 볼 수 없었던 이런 특이한 연출은 상당한 화제와 인기를 불러왔다.

주인공 키리코도 줄창 양산형만 타는데, 물론 주인공이 누군지 알아봐야 되기 때문에
키리코는 언제나 스코프독만을 타며, 적의 메카를 탈취할 때도 스코프독을 훔치고,
타던 기체가 고장나서 바꿀 때도 스코프독으로 갈아타며, 고우트 영감이 신형이 있다고 했을 때도 스코프독을 타며,
심지어는 다른 동료들이 적군의 메카로 위장할 때마저도 스코프독을 탄다.
다들 다른거 탈때 귀신같이 스코프독을 구해온다.(…)
 후반에 가서야 키리코가 다른 기체를 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만 최종기인 래피들리독도 결국 스코프독 계열의 기체(....)

주인공인 키리코 큐비. 아무리 각박하고 절망스러운 상황에서도 발버둥치고 타개하는 강인한 남성상을 물씬 풍긴다.
보톰즈의 세계에서는 100년 동안 전쟁이 펼쳐지고 있었는데 키리코가 어떤 '물건'을 발견한 것을 계기로
전쟁은 갑작스러운 휴전을 맞게 된다. 그후 키리코는 아군과 경찰, 비밀조직 등 여러기관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고
자신의 인생을 엉망으로 만든 배후 세력을 박살내기 위해 망설임 없는 행동력으로 적들을 분쇄시켜 나간다.
전쟁은 끝났지만 키리코 내면에는 새로운 전쟁이 새로 시작되고 있었으며, 일면 전쟁광적인 모습도 지니고 있어
새로운 싸움터를 찾아 용병에 지원하거나 숙적을 기다리는 등의 모습도 보여준다.
특히 후반부에는 8만년 이상을 살아온 슈퍼 컴퓨터 '와이즈맨'에 의해 신적인 힘을 부여 받을 수 있는 찬스도 얻게 되나
키리코는 이를 거부하고 오히려 신을 죽음으로 내모는 모습에서 누구와도 타협하지 않는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그가 동료라고 부를 수 있는 인물은 생사를 같이한 극히 몇 명뿐이고, 혼자 자처해서 외톨이가 되는 만년 고독쟁이.

본래 키리코는 전쟁 당시 '레드숄더'라 불리는 악명 높은 부대의 대원이었는데 TV판에서 전부 보여주지 못했던 세계관들은
이후 OVA와 외전으로 숱하게 발매되어 지금까지 총 14개의 작품이 쏟아져 나와 있는 등, 인기는 꾸준히 지속되어 오고 있다.

...사실 내용을 잘 들여다보면 키리코 고문하기, 키리고 죽이려고 안달하기 등등
보톰즈'라는 제목은 갖다 버리고
'본격! 키리코 괴롭히기'로 바꿔도 좋을 정도다..
양산기들의 반란!!! 초록이들의 반란!!
참고로 보톰즈의 감독은 태양의 이빨 다그람과도 같은 감독이다.
이 양반 어지간히도 처절한 스토리가 좋은 모양이다-_-;
시작부터 끝까지 줄창 '폭파'장면이 줄줄줄 흘러나오는것도 이 양반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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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오프닝. 문제는 52화, 총 4쿨이라는 방대한 방영기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이 오프닝을 고집한다.
심지어 OVA, 게임판에서도 이 오프닝으로 밀고 나가는데 계속 듣다보면 중독성이..
사실 80년대 애니들은 '가사의 내용 = 작품의 줄거리'인 경우가 많아 오프닝만 봐도 네타를 제법 당하는 경우가..
아 왜인지는 모르지만 중간에 "むせる(숨맥혀)"가 나오면서 석양을 걷는 장면은 숱하게 패러디가 되고 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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