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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게임속 '한방'의 미학

섬뜩파워 2010. 1. 19. 01:57
아래의 이미지는 콤보 한번의 대미지입니다. 요즘 게임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풍경이랄까요.
흔히 말해 게임내에는 '필살기'라는 것이 존재한다. 말 그대로 '반드시 죽는다'는 의미인데..
이런 살떨리고 어마어마한 어감을 실제 게임 안에서 시대가 변하면서 그 의미도 조금씩 변해왔다는 느낌이다.
예를 들어 한방의 미학이 잘 드러나 있는 철권 시리즈를 보자.
철권1 당시 폴의 붕권을 카운터로 맞으면 70%정도의 체력이 날아갔다. 마찬가지로 헤이하치의 풍신원투붕권이라는
즉사콤보도 존재해 말 그대로 한방한방이 살떨리는 신중함이 지배하는 게임이었지.
킹오파같은 경우도 95때는 max상태의 강펀치만 한번 제대로 맞으면 체력의 반이 날아가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버처파이터는 잭키의 여름소금차기나 아키라의 철산고만 맞으면 그대로 게임이 뒤집어 지는 경우도 많았던
그런 시절이 있었단 말이지. 이건 굳이 격투게임이나 액션게임을 떠나서 RPG안에서도 흔히 볼수 있는 광경이었다.
어떠한 강적이라도 1~2격안에 처치할 수 있는 대표필살기가 있었고 로봇대전같은 경우 혼을 건 하이퍼오라베기 한방의
끓을 수 없는 중독과도 같은 매력은 맛본 자만이 느낄 수 있는 쾌감이었다.
요즘은 필살기들의 유형은 어떻게 변했을까. 개인적인 느낌이라지만 요즘 필살기들은 한방으로 게임을 뒤집는 개념보다는
판정이 좋고 대미지가 '다소'높은 이미지로 대채로 콤보용으로 전락해버린것들이 많다는 느낌이다.
얼마전 게이머즈에서 철권 디렉터와 인터뷰 기사가 실렸는데 철권은 '한방'게임이 컨셉이라고 했다.
실제로 철권은 예나지금이나 무지막자한 한방이 존재하는 게임이 맞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한방'이 아니고
십수대를 때리는 콤보형 게임으로 변했다는 말이 더 어울릴지도;; 물론 콤보 한번에 상대편 체력의 60~70%를 날리는 쾌감은
역시 '철권'을 외칠만 하지만 단순히 폴의 붕권만 따져봤을때  체력의 절반을 뚝딱 앗아가는 아성은 사라졌고
지금은 체력의 1/6을 채 날리는 조촐한 공격력을 보여준다.(여전히 높은 공격력으로 추앙받고 있긴 하지만;)
물론 붕권을 벽꽝시키고 바운드에 이어 벽콤보를 연결시키면 과거 붕권 한방에 상회하는 막대한 대미지를 주지만
그만큼 손이 바빠졌다는 사실은 점점 '고수화'가 되가는 게임 유저들을 위한
일종의 카타르시스 장치라고도 생각된다. 대표적인 예가 킹오파 2000에서 등장한 '막나가는 스트라이커'를 기억하는 유저들이
많을 것이다. 킹오파도 어느덧 6번째 시리즈를 맞이하다보니 손에 척척 감기는 미칠듯한 굇수들이 많아졌다.
그런 굇수들의 컨트롤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등장한 이 '괴'시스템은 신규 유저들을 자기비하에 빠트렸고
게임장을 떠났으며, 패는 입장에선 일말의 자비없는 손놀림으로 상대편을 유린했다.
단지.. 점프 강킥 한번 맞으면 반대편 플레이어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집에 갔다...

상황이 이쯤되다 보니 다시 '한방'의 그리움을 고개를 드는 플레이어들도 많아졌다.
2002에선 max2필을, 길티기어에선 디스트로이라는 개념 등등이 추가되어 콤보진행형 게임에서도
얼마든지 일발역전의 기회를 만들어 줬지. 하지만 이 역시 시스템을 충실히 이해해야만 했고 게임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요소였기 때문에 뉴비들을 흡수하기는 쉽지 않았다.

다소 횡설수설하게 떠들었지만 게임속 '필살기'의 시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사실 격투게임에 초필 개념이 추가된것은 슈퍼 스파2때 부터였다. 기를 소비하는 점도 이 게임에서 처음 정립된 개념.
캐릭터마다 다르지만 대채로 레버를 두번정도 돌리면 발동이 되는데 사실 이 초필의 탄생에는 숨겨진 비화가 있다--;
원래 캡콤의 최초의도는 지금처럼 초필을 레버입력으로 발동되는 '한방기'의 컨셉이 아니었고
플레이어가 일시적으로 '슈퍼캔슬'모드가 되는것으로 무궁무진한 공격을 퍼붓는것이 목표였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 기술적인 제약덕분에 실현되지 못했다고.. 결국 입력한번으로 '자동으로 연속기를 날리는' 기술이 선보여졌으나
이후 캡콤은 스파 제로3를 통해 자신들이 원래 구현하려 했던 진정한 필살기 개념을 탑재시키는데 성공했다.
(악랄함으로 유명한 그 V-ism의 탄생;)

잠시 원조 필살기가 될 '뻔'했던 v-ism의 강력함을 감상해보자..

..아마 이게 캡콤의 야심(?)대로 스파2때 실현됬더라면 지금의 게임들은 훨씬 더 괴랄한 조작을 요구했을게 뻔하다..
킹오파의 자유 스트라이커는 96때 채용됬을테고 철권의 바운드는 3때 채용됬을지도 모른다는 거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복잡한 컨트롤을 요구하는 게임이 나올지는 몰라도 과거 게임들의 '한방'역시
몹시 그립다는것도 어쩔 수 없다..(지금 세상에선 초딩용 뽀록 기술로 전락해 버릴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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