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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피와 게임

섬뜩파워 2010. 1. 23. 03:46
지금 자세히 확인해보니 파판13의 전투에서 유혈 이펙트가 있는것이 확인되었다.
파판13을 플레이 하는 사람들은 유심히 보시길.. 내말이 사실인걸 알게 될거다..
우리 어머니는 항상 말씀하시곤 한다. '너 그렇게 폭력적인 게임하면 너도 폭력적이 된다'
할때마다 항상 받아치는 나의 한마디는 '괜찮아 게임이니까. 현실에서 저러는 놈들 보단 낫지'
굳이 게임이니까 폭력적이 된다기 보다는 사람자체가 폭력적이고 단지 그게 게임으로 표출되는거지
어차피 게임때문에 폭력쓰는놈들은 인성 자체가 그렇고 그런 놈들~.. 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는다;
왠지 이렇게 말하는 자체가 자기합리화 갖아서 그냥 '게임이잖아~' 이 말한마디 하는게 더 고무적이고
퍼펙트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때가 많기 때문일지도..
사실,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게임을 즐겨 하는 게임빠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정말 그게 틀린말일까?
나같은 경우 가장 처음 접해본 게임은 286시절의 페르시아 왕자1이었고 상당히 푹 빠져있었다.
특히 철문 함정(286때는 비프 사운드 였으므로 이 철문이 닫힐 때마다 비프에서 '띱띱' 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 함정을 '띱띱이'라 불렀다)..이걸 처음 봤을때 '저기에 걸려 죽으면 어떻게 될까?'

..결과는 상상을 초월하는 끔찍함이었다. 정말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오한을 느꼈는데
다음부터는 띱띱이가 등장할때마다 심장이 마구 요동치는것을 주체할 수 없을 정도였으니까..
그런데 그것도 시간이 흐르면서 나 자신이 이렇게 변하는걸 느꼈다.
..게임은 즐기라고 있는 것이다; '게임속에 등장하는 장치들은 사실은 놀이터다'
그렇다. 이제 나는 더 강한 자극이 필요해졌다--;
내가 오락실을 처음 다니게 된 계기? 그건 '모탈컴뱃'의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건 내 개인적인 환경 요인도 있었지만 당시 모탈컴뱃을 3D게임으로 오해한 몇몇
친구들 덕분에(사실은 실사풍 게임이었지만) 학교내에선 이외의 인기를 끌고 있었다.
가장 마음에 드는건 역시 페이탈리티.. 싸움에서 진 것도 억울한데 기어이 목숨마저 빼앗을 수 있다는
이 시스템은 유혈낭자한 승부의 세계에 그 정점을 찍고 있었다.
사실 그 당시 오락실의 게임은 대부분 잔인한 것들이 많았다.
(아니면 야한것들, 심지어 킹오파도 여성의 옷을 찢을 수 있었으니)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왜 어른들이 오락실을 못가게 막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이런 자극적인 매채들이 점점 익숙해지다보니 이제는 피가 튀지 않는 게임은 하지 않는 증상이 생기게 됬다.
역으로 피가 튀는 게임만을 찾아다니던 시절도 있었달까(그때 찾은게 카마게돈, 하오데같은 게임이었다.)
어느날 게임라인(지금의 게이머즈)를 보고 있는데 당시 필자중에 한명이었던 '홍박'선생은 이렇게 말했다.
'밀리언셀러가 되려면 피가 튀어선 안된다'고.. 나는 처음에 이 말을 극구 부인했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삼국무쌍이라던지 소울칼리버같은 '소리'만 잔인한 게임들도 있으므로 일부 인정하겠다.

게임을 하면서도 도덕성을 상실하는게 불가능한 이야기일까??
결론은 내가 게임을 통해 고어 성향의 인간이 되었다는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정말 다행인것은 그래도 내가 현실상에선 타인의 피를 즐기는 인간은 아니라는거지.
나 역시 실제상황이나 영화속에서 등장하는 잔혹한 장면은 꽤 눈살을 찌푸린다.
하지만 게임이 아무리 발전해도 아직까지는 폴리곤 덩어리다.
얼마든지 부숴져도 나에겐 감흥은 없다.
하지만 보고 듣고 즐기는 매채가 인간의 성향을 바꿀 수 있는것은 인정해야만 한다.
특히 사춘기시절엔 더더욱 그런편인데 자신만의 100% 순수 성격이라기보다는
어딘가 좋아하거나, 혹은 존경하는 사람의 모방 '자아'가 깃들기 쉬운 경향을 보인다.
이것은 주변 사람이 될 수도 있겠지만 게임이나 애니의 캐릭터가 될 수도 있다.(실제 그런 사례도 봤었고)
그래서 나는 게임이라는 존재가 책이나 티비를 능가할만한 전달력을 충분히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GTA4같은 경우 폭력을 휘두를때 피해자의 표정이나 호흡이 상당히 리얼하게 그려져있다.
전작같았으면 눕혀놓고 자비없이 머리에 권총을 쐈겠지만 지금은 그러질 못하겠다. 게임이지만 정말로.
피해자의 표정과 물리엔진이 들어가 있는것은 피해자의 '고통'을 간접적으로 표현해주는 수단이다.
만약 초등학생이 GTA4를 플레이하며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하고 방아쇠를 당긴다면 그것은 문제다.
부모님들은 게임을 하는 자식을 보지도 않고 나무랄것이 아니고 '어떤 게임을 어떻게'하는지를 보는것도 중요하다.
이것은 자녀의 '자아 조각' 맞추기의 일부분일수도 있으므로 구구단이나 영어보다도 더 신경써야 할 수도 있다.
등급을 확인해서 지도를 할 필요성은 있어 보이는데. '금지'와 '지도'가 어떻게 다른지는 아시리라.
좋은 게임들도 많기 때문에 100% 극구 말리는것은 한사람의 게이머로서 반대한다;

우리는 종종 게임으로 인해 모방범죄가 일어난다는 뉴스를 종종 듣곤 한다. 그럴때마다 우리 부모님들은 무릎을 탁 치시지.
게임은 매채다. 뇌관이 될 수도 있지만 원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무개념으로 만들지언정 본성마저 무너뜨릴순 없다.
만약 그랬다면 나는 희대의 살인마가 되었겠지. 게임을 하는데에도 좋은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면 웃는 사람도 있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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