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일상 이야기

비맞은 고양이를 주웠음

섬뜩파워 2011. 6. 25. 21:19

양평에서 자취하는 친구집에 잠깐 놀러갔다가 왔다. 요즘 장마 기간이라 비가 참 징하게 온다.

비도 오겠다, 심심하니 소주나 사러 읍내에 나가던 중 어디선가 고양고양 소리가 들리더라.

소리가 굉장히 가까운 곳에서 들렸기에 대체 어디서 들리는거지?? 하면서 의아해하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바로 옆에 비에 흠뻑 젖은 고양이 한마리가 있었다.

처음에는 '오 이런 곳에 고양이가' 하는 마음에 사진을 찍었지만 알고보니 저 뒤에 있는 폭풍물살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수풀을 붙잡고 있었다. 그리고 점점 미끄러지고 있는 중이었다는;;

위험한 상황이라는걸 깨닫고 직접 내려가서 꺼내주기로 했다.

문제는 저 풀숲이 미끄럽고, 경사도 급하지, 발도 푹푹 빠지지, 비는 엄청 쏟아지지,

고양이는 백대시 삑사리나서 개울에 입수해버리질 않나, 물살은 또 얼마나 세던지-_ㅜ;;

정말 바로 눈앞에서 산 동물이 꼬르륵거리며 흙탕물속에서 형체만 희끗희끗하게 보이는 광경은 심장을 쫄릿하게 만들더군..

결국 슬라이딩 온몸 액션으로 겨우 구해낼수 있었다--; 흑.. 그저께 산 내 옷이..ㅠㅠ(뒷면은 더 처참하다.)

겨우 꺼냈다..ㅎㅎㅎㅎㅎㅎ;; 이개객끼가-_-;

피부가 상당히 약해져 있었기 때문에 손으로 막 들고 올 수가 없었다.

결국 이런식으로 우산에 받쳐서 왔는데 덕분에 친구는 폭풍같이 쏟아지는 비를 전부 맞으면서 올 수 밖에 없었다..ㅠㅠ

내 우산은 위에 말한 몸개그 덕분에 진작에 박살났음 ㅋㅋㅋ

고양이는 물을 싫어한다는 말이 있지만 3일 동안 비에 쩔어서 그런지 샤워에 대한 거부반응은 일체 없었다.

오히려 너무 얌전해서 의아할 정도였음.

씻어요~ 고녀석 참 초라하군ㅎㅎ

와아 얌전하다 얌전해. 거부가 전혀 없어 ㅎㅎ 울지도 않고 말야~

몸에 묻은 모래 하나하나 뜯어주는 친구 ㅎㅎ 몸이 굉장히 뿔어 있어서 털도 순풍순풍 빠지더군..

이 시간 나는 엉망이 되버린 옷을 갈아입고 고양이를 넣을 상자를 찾고 있었다는

닦는 중.

오. 이녀석 물기 말리니까 제법 이쁜이인듯??

드디어 진면목을 드러내기 시작한 녀석.

...?! 오오미!!!! 이쁜이네?? ㅋㅋㅋㅋ

참고로 원래 드라이기로 말려주려고 했는데 드라이기가 하필 이날 갑자기 합선되면서 터져버리고 말았다...(.....)

결국 열심히 잘 닦아주기만 했다는..ㅎㅎ

저체온증 증상이 있어서 일단 몸부터 뎁혀주었다.

임시로 마련해준 거처에 쏙~ 들어가서 수줍해하는 모습이 마치 새색시같다 ㅎㅎ

내가 니 애미다. 정말 조그맣군.

야생 고양이 치고는 털 배색도 꽤 이쁘다. 다 크면 고양이 세계에서는 제법 미녀가 될듯.

발톱이 뿔어서 말랑말랑했던 점, 극심한 저체온, 거의 움직임이 없었다는 점 등등을 미루어볼때 하천에서

짧지 않은 시간동안 고립되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일단 씻겨주고 먹여주니까 바로 코까지 곯면서 자버리더군.

이건 굴욕이야..

주변 온도에 민감하더군. 조금만 온도가 떨어져도 몸을 바들바들바들.

윙크~♡

깍쟁이.

피곤했는지 자세만 잡으면 어디서든 자버리더라 ㅋㅋㅋ

나도 친구도 꽤나 요녀석이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이 방에서는 동물을 키울수가 없다..ㅠㅠ

장마만 지나가면 다시 산으로 풀어줘야할듯..ㅠㅠ

...이녀석 이불에다가 쉬야를 해버렸다..ㅡㅡ;

...역시 이맘때쯤의 새끼 고양이들은 운동신경 같은게 아직 발달되 있지 않아서 어디로 도망가든 금방 붙잡을 수 있었다.

어이구 얼짱이네~

친구 손과 고양이의 크기 비교; 정말 작다 ...ㅎㅎ

밥달라고 시위중 ㅎㅎㅎ

오잉~~!!

친구 집앞. 대자연을 벗삼아...

마당에는 무려 이런것도 있다 ㅎㅎ 그리고 원두막도 있음!!

이웃 아저씨들이 쟁겨놓은 소주와 막걸리. 캬... 맛있겠다.ㅎㅎ

사실 물레방아보다 저게 더 눈에 들어왔음;;

고양이 씻겨주고 처음 밥줄때.
인터넷에서만 보던 냠냠 고양이를 실제에서 보게 될 줄이야 ㅎㅎ
내가 데려오고 싶었지만... 친구가 잘해줘야할텐데.
Comments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