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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이야기

더블 제타(ZZ건담) 이야기

섬뜩파워 2008. 9. 1. 17:00
우주세기 건담 4부작(퍼스트,제타,더블제타,역샤) 중에서 가장 이단아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이 더블제타.
더블제타는 전통 주인공인 아무로와 샤아를 철저히 배제하면서도 전작의 지나치게 어두었던 분위기를 쇄신
하려고 여러모로 노력하였으나 '어둡지 않은 건담은 건담이 아니다', '아무로, 샤아가 등장하지 않는 건담을
볼 이유가 없다' 는 차가운 외면만 빗발칠 뿐이었다고..

참 아이러니 하게도 아무로와 샤아의 이미지를 사정없이 망가뜨린 제타와 역샤는 이래없는 빅히트를 쳤지만
감독자인 토미노 유시유키가 강단있게 밀어붙인 세대교체는 번번히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는 것이다.
여담이지만 토미노가 '오냐.. 니들이 원하는 것들을 내식대로 유감없이 보여주마!'라고 만든것이 역샤라고 한다.
(이곳에서 아무로와 샤아는 지금까지와는 상당히 쌩뚱맞는 이미지로 나오는데도 팬들은 환호했다고 한다.)

안습인 점은 더블제타는 토미노 마저도 '흑역사'로 묻어버린 작품이라는 것이..
사실 이 작품을 이대로 사장시켜버리기엔 상당히 안타까운 부분이 없잖아 있다..
아니 오히려 더블제타가 있었기에 턴에이와 브레인파워드, 킹게이너가 탄생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제타 극장판도 나온 마당에 더블제타는 소식이 없구나..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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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피 플 하앍. 프르프르프르~~

로리콘, 시스콘 열풍을 일으킨 더블제타.
사실 더블제타는 시청률이 바닥을 치는 안습작이었지만 이 작품이 '모에'를 보편시켰다는 점에서 이의가
크다 하겠다. 믿거나 말거나겠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이런 순정만화틱한 그림체(그당시 기준)를 메카물에
접목시킨 것 자체가 나름 신선한 시도였다는 점이다. 그렇다.. 이작품이 모에의 원조격인 작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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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도는 어린아이도 전쟁에 끌어들이는 네오지온의 비정함에 분개했다.

자막은 '푸루'라고 되어 있지만 '플'로 익숙한 엘피 플. '프르프르프르~'하면서 아가마를 뛰어다니는
천진난만함, 12살 어린 나이, 순종적인 성격, 뛰어난 전투감각을 지닌 초절의 히로인.. 이 될 확률이
높았지만.. 문제는 주인공인 이놈의 '쥬도'가 엄청난 시스콤이었다는 것이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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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최후가 너무 슬프다-_-;(여러의미로..)

큐베레이만 타면 "모두 꺼져버려!"를 외치는 그녀의 죽음엔 상당히 석연찮은 부분이 있는데..
이 죽일놈의 여동생 매니아 쥬도-_-; 여동생의 팔에 살짝이라도 긁힌 상처가 생기면 초사이언으로
변하는 주제에 히로인격인 플이 죽을땐 '죽었나?' 시큰둥한 반응으로 하염없이 쳐다볼 뿐이었기 때문이다;
엘피 플은 등장 초기부터 상당히 인상적인데다가 나름 인기도 있고 비중도 큰 역할이었는데
죽은 후에는 거의 언급조차 되지 않는 점이 참 슬펐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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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세기 세계에선 한 시비쟁이 하는 수정펀치 매니아 원 리.
전작에선 가라데 유단자인 카미유를 캐바르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더블제타에선 쥬도에게
드래곤 니킥(→→ LK+RK..물론 뻥..)을 맞고 누워버리셨다;;
이것으로 우주세기 최고의 싸움닭은 쥬도>>>>넘사벽>>>원리>>>카미유>>>샤아 라는 것이 정설;
(하긴 쥬도는 맨날 학교 땡땡이에 반항투성이인 양아치가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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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했던 캐릭터 마슈마 세로.
이녀석을 왜 좋아하냐면.. 항상 주인공들은 졸라 짱세고 그 주인공 한번 이겨보기 위해
온갖 지혜와 필사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는 '매번 깨지는 악당역'의 전형이기 때문이다.
초반에는 완전 개그캐릭터에 돈키호테 뺨치는 착각의식, 하만을 향한 그 순진함.. 그러나 마징가의
아슈라남작만큼이나 매번 비참하게 깨지는 이녀석.. 결국 거듭되는 실패로 인해 강제로 강화 개조를 받고 만다..
그 뒤 한없이 어두워지는 불쌍한 캐릭터.(하만에 대한 충성심은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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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자쿠를 약하다고 하였는가..
더블제타의 자쿠3는 그 격이 다르다.. 이 마슈마 세로의 자쿠3개는 정말.. 강했다..
(게임상에서도 이름만 자쿠일 뿐.. 정말 자쿠맞나 싶을 정도의 화력을 보여준 녀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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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의(최악x) 악녀로 꼽히는 하만 칸이야 말로 더블제타의 진정한 가치다!!
간간히 쥬도 꼬시기를 발동하지만 이놈의 시스콤-_-;; 아.. 죽일놈의 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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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천을 떠도는 구신들을 소환하는 스킬을 물려받은 쥬도. 나의 하만을 살려내!!!!!

개인적인 잡설이지만 더블제타가 왜 좋은 작품인데? 라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겠다.
아군 함대가 액시즈에 함포 사격을 하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이 장면에서 쥬도는 '액시즈 안에는 시민들이 있다! 어린아이들이 있다! 사격을 하면 안되!"라고 말한다.
아마 아무로나 카미유 였다면 자신들이 직접 사격을 했을 것이다--;
특히 카미유가 제리드를 살해할때 "나는 살인자가 아니야!!"라고 말한것은 키라 보살이
적MS의 팔다리만 박살내놓고 전장터에 버려두고 오면서 "난 살인을 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것과
뭐가 다르단 말인가; 어쩌면 여동생을 구하려고 발악하는 이 뻔뻔한 시스콤이야 말로 반전(反戰)의
장치로서는 더욱 설득력이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마지막화에서 모든 싸움이 끝난 후 상관인 브라이트에게 미자더'많은 사람들이 죽었다'며
적개감을 드러낸다.(어느 건담의 주인공이 브라이트에게 이같은 대담한 행동을 하겠느냐!)
이에 브라이트는 '분노가 있다면 나를 때려라. 그리고 그 분노를 풀어라..'라고 말하고
쥬도는 정말로 브라이트에게 시원한 죽빵을 선물한다;(어이. 때리라고 진짜 때리냐!)

그리고 엔딩에서 꿈에 그리던 여동생과의 재회..
건담팬들 중에는 더블제타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가벼워서 싫다는 사람들도 많지만..
이보다 진지한 엔딩이 어딨겠는가.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로와 샤아는 우리입장에선 단순히 전쟁'가해자'일 뿐이고
카미유도 자신의 힘을 주체하지 못해 시대의 눈물이 되었다면
쥬도는 가장 이상적인 뉴타입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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