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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놓고 예를 들어 볼까.
저번주에는 12시간 이상 일한 날이 일주일중 5일이었다. 우리는 주5일 근무니까 일주일 내내 12시간 일했다고 볼 수 있겠군.
그런데 주말에도 일했다. 그중 토요일은 장장 16시간을 일했다. 하지만 어느 회사든 출퇴근 카드에 16시간이 찍혀 있다면
무슨 감사 같은거 뜨면 난리가 나니까 실제로는 16시간을 했지만 출퇴근 카드에는 12시간으로 '기록'된다.

원래 이번주는 오후 근무조다. 오후2:30부터 10:30까지 8시간 동안 쌈박하게 일하고 집에 가도록 편성되었다.(3교대)
그런데 이게 왠걸..
내일부터 주간조(새벽6부터 오후6시, 12시간 근무)로 급개편된게 아닌가. 덕분에 내 생활패턴만 엉망이다.
항상 이런식이었다. 뭔가 급하게 출하할 물건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궁색한 변명만 듣는다.
뭐가 그렇게 '항상' 바쁜건가. 관리직원 분들께서는 직원들의 능력에 상응하는 오더를 받아야 되는거 아닌가.
항상 영업사원들의 전화내용을 엿들어 보면 '아 그 오더요! 당연히 되죠! 되도록 노력해야죠!'라고 습관처럼 대답한다.
되긴 뭐가 된단 말인가.. 그 오더를 맞추려면 생산량을 배로 늘려야하고 결국 현장사람들만 죽어나갈걸.
행여나 그 되도 않는 생산량을 못 맞추면 '무능력자'로 낙인 찍힘은 물론이요 사람 됨됨이 그 자체마저도 도마위에 오르는
어이없는 광경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후후;

문제는 이게 아니다. 이걸 당연히 받아들이는 현장쪽도 문제다.
어디선가 책에서 읽은 내용인데 대한민국에는 정말 자랑스러운 일중독자들이 넘쳐난다는 거다.
내가 보기에도 사실 맞는 말인데 대체로 몇가지 유형이 있다.

일을 열심히 함으로서 남들에게 실력발휘하고 싶은 욕구가 넘치는 사람. 쓸데 없는 의욕이라고 불러주지..

일을 빠듯하게 몰아치면서 나름 뿌듯함을 느끼는 사람. 대체로 변태다.

자신의 개인적인 사생활보다는 회사의 업무를 중시함으로서 스스로를 성숙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이런 놈들은 대체로
다른 사람에게도 그런 삶을 강요한다.

자신이 일을 잘한다고 착각하는 사람. 흔히 말해 깝친다고 하지.
예전부터 우리나라에선 '더 나은 미래를 위해'라는 뜬구름 잡는 슬로건으로
학생들에겐 밑도끝도 없는 공부를. 직장인들에겐 더 많은 업무를 강요한다.
이것이 병적인 악습인줄도 모르고 마치 좋은 것 마냥 미화시키고 있는 이 현실도 정상은 아닌듯.

대체 오늘의 행복이 없고서야 더 나은 미래란게 있을 수 있단 말인가..

덧: 어느 누군가는 '잔업'을 함으로서 더 많은 수당을 챙기니 돈도 벌고 더 좋지 않느냐고 묻더군.
글쎄.. 잔업으로 낭비되는 귀중한 시간을 돈으로 바꾸기엔 수지가 안 맞지 않나.. 내 생각이 그냥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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