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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한계에 부딪혔다는 느낌이다. 좋아하는 소재만 가지고 계속 글을 올리자니
그 '좋아하는걸' 계속 유지하는건 현실적으로 어렵고,
'어라. 이런 얘기 전에 썼었던것 같은데..?'라는 느낌이 들어 자가 검색해보니 실제로 그 내용을
쓴 적이 있고, 덩치는 커져가지, 나는 만족스럽지 않지.. 해서, 앞으로는 굳이 오덕에 집착하지 않고
평소 일상에서 느꼈 던 얘기들을 좀 더 많이 쓰려고 한다.

그 첫번째. 기억력과 혈역행에 얽힌 내 나름대로의 비화.
나는 이런 질문을 참 많이 받는다.
"우리가 무슨 얘기 중이었지?", "그날 우리가 뭐했지?", "그때 그거 기억나?" 등등.
왜냐면 나는 정말 별 시시콜콜한걸 잘 기억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기억하는것도 그렇지만 기억을 떠올리면 그때 느꼈던 정서적인 느낌이라던지,
그 시절의 '삘'같은게 금새 떠올라버려서 마치 그때로 돌아간듯한 기분을 종종 느낄 정도니까 말이지;
술자리에서 이런 얘기들을 친구들에게 들려주면 솔직히 친구들도 좋아라한다.
지나간 일들은 미화되는 법이라고ㅋㅋ 어느새 추억얘기가 꽃피는데
그 도화선으로써 나를 거들먹거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종종 "너는 좋겠다. 그런것도 다 기억하다니" 라는 말을 듣는다.
물론 지난간 일이라고 해서 다 미담이 되고 추억이 되는건 아니다.
가끔은 혼자 "윽" 소리가 날만큼 마음을 콕콕 찌리는 기억들도 되살아난다.

기억과 관련된 얘기를 하는 족족 "당신 B형이죠?" 라고 쪽집게처럼 맞춰내는 사람들이 있어왔다.
어떻게 알았지?? 싶을 정도로 도사가 따로 없더군. 물론 '당신B형이구나~'라고 말했던 사람들도
혈액형같은건 믿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내 말 몇마디만으로도 B형이라는걸 맞추다니
신기하다는 생각도 들면서도 '안 믿긴 뭘 안믿어;'라는 생각도 같이 한다ㅋㅋ
내가 이런저런 기억을 끄집어내는 모습이 마치 과거의 사소한 부분에 집착하는것으로 보였던 모양이다.
사실 지나간 일들에 연연해 허우적대는것보다는 앞으로를 생각하는게 더 옳은 일이지..

하지만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면 '아 나는 정말 내일을 알 수 없어서 설레임을 참을 수 없군!'이 라고 말하는 사람보다
'내일이 존나 불안하고 무서워. 과연 나의 운명은? 두둥' 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훨씬 많을 것이다.
그렌라간에도 이런 얘기가 있지 않았는가. 사람의 눈이 앞에 달린 이유는 멀리 있는 경치를 보기 위해서는
앞으로 나아가게 하기 위해서라고, 눈이 뒤에 있으면 고향이 멀어지는 모습밖에 안 보였을거라고.
그래서 나도 다음부터는 우연찮게 기억하기 싫은 일들을 기억하게 되었을때는 마치 없었던것처럼
고개 흔들면서 생각을 없애지 말고, 자잔거리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그 기억을 업고 다시 한번 기어 올라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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