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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슈퍼문 외

섬뜩파워 2013. 6. 27. 14:29


며칠전 전철을 탔는데 좌석에 몸저 누운 젊은이가 한 명 있었다.

왜였을까? 혹시 어디가 아픈걸까.

궁금함을 참지 못한 나는 젊은 친구에게 말걸기를 시도하였다.

그런데 혀가 꼬여 제대로 답변도 하기 힘든 상태였다.


나 : "이보시오. 어디 아프시오?"

젊은이 : "웅어웅어웅얼웅웅어"

나 : "에이썅나..."


그 뒤로 집에 잘 들어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저 젊은 친구의 패기와 당당함은 취업문제로 고민하는 나에게

타산지석의 깨달음을 일깨워주었다.

솔직히 사람이 살다보면 실수 할 수도 있지만 실수를 발판삼아 더 크게 나아가라는 의미에서 모자이크 처리도 안하려고 했는데

요즘 세상이 흉흉하여 예의상 모자이크 처리는 해주었다.


어쨋든 위의 에피소드는 잊어주시고 얼마전에 있었던 슈퍼문에 대해 잡솔을 하려고 한다.

지구에 가장 가깝게 달이 접근 한다는 슈퍼문.

우리 아가씨랑 같이 여름밤의 대삼각을 그리며 '플라이 투 더 문'이나 '세일러문'같은 주옥같은 명곡들을 함께 읊으며

 풍미를 즐기려고 했는데 안타깝게도 그날 여친은 목감기에 걸려 홀로 옥상에서 달맛을 봐야만 했다...

여친과 생중계를 위해 핸드폰을 스피커 모드로 ON!! 해놓고

옥상으로 갔더니 저어~기 어디선가 가요잔치라도 하는건지 화려한 조명빛이 배트맨 서치라이트 마냥

하늘을 수놓고 있었다. 중요한건 지금쯤 떠있어야할 달이 당췌 보이지가 않는다는건데..


..옥상을 반바퀴 정도 돌아서 고개를 빼보니 달이 아파트 뒤에 새색시 마냥 숨어 있었다.

여자친구는 달이 너무 예쁘다고 난리인데 도저히 우리집 옥상에서 안보이기에 시간차(?)가 있는건가 했는데

저기에 저렇게 짱박혀 있었을 줄이야...


시간이 지나니 달이 점점 과감하게 아파트 밖으로 튀어 나왔다.

저게 정말 달인지 해인지 모를정도로 무척 밝더라.

등에서 털이 날 것 같은 밤이었다.


다음날 아침, 우리집 옥상에서 키우는 고추랑 상추, 토마토등을 보았다.

간밤의 달의 정기를 듬뿍 머금고 땡초가 되기를 바라며 물을 줬다.

그런데 올해는 진딧물이 너무 많이 생겨서 터트리는 재미는 있지만 고추 농사는 시망일듯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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