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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저니 콜렉터즈 에디션

섬뜩파워 2014. 1. 21. 14:22

재작년, 댓게임컴퍼니라는 작은 회사가 사고를 쳤다.

이들이 제작한 '저니'라는 이름의 인디게임이 고티상을 휩쓸어가는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 있었던것.

원래 다운로드 전용이라 패키지 따위 존재하지 않았지만

최근에 '이런저런 게임을 묶은 합폰팩'같은 느낌으로 패키지화 되어 발매되었다.

아니 대체 이 게임이 얼마나 대단하길래 그렇게 호평이 자자한걸까?? 몹시 궁금한 나머지 덥석 구입했다.


....그 뒤로 나는 저니의 폐인이 되어 1주일 동안 엔딩만 30번 넘게 본 유저가 되었다는 사실..ㅠㅠ

이 게임은 절말 말로 표현하기 힘든 독특한 감성을 자아낸다.. 부족한 문장력으로나마 이 게임의 멋짐을 설명하고자 한다.

게임의 시작은 황폐한 사막이지만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런데 이 게임의 가장 감성돋는 부분은 '어디의 누군지는 모르지만 둘이서 같이 동행할 수 있다'라는 점..

즉 나와 같은 모습을 한 다른 플레이어가 나와 같이 사막을 헤매이고 있고 마음에 든다면 여행에 동참할 수 있다.

...이렇게만 보면 '에이~ 그냥 온라인 게임이랑 뭐가 다른건데?'라고 실망할 수도 있지만

이 게임에서는 플레이어간의 텍스트 대화, 음성 대화등등이 일체 불가능하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알 수 없는 상형문자를 내뱉는것외에는 없다. 이게 이 게임에서 가능한 유일한 소통 방법이다.

이 유일한 소통 방법을 통해 방대한 맵속에서 상대방을 잃어버렸을때 "나 여기에 있다", "이쪽으로 오길 바란다!" 같은

무언의 메세지를 날릴 수도 있으며 응원 메세지를 보내기도 하고, 동행자의 점프를 도와주기도 한다.

아니면 단순히 의미없는 메세지를 보낼 수도 있다. 알 수 없는 상형문자이므로.. 해석은 각자의 판단이다..


전투도 일절 없다. 그냥 걷고, 점프할 뿐.. 진짜 여행만 하는 게임이다.

그런데 모래알 하나하나를 처리하는 그래픽은 정말 입을 다물 수 없게 만든다.

심플해보이면서도 섬세한 그래픽이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말 그대로 힐링이 된다고나 할까..

특히 저 장소에서 동행자와 함께 음악에 맞춰 춤을 추듯 같이 공중제비를 돈다면? 그 기분이 어떨까? 하아... 정말 끝내준다..


엔딩을 몇 번 봤느냐에 따라 옷의 무늬와 메세지 문양이 바뀐다. 수집요소를 다 모으면 흰색옷을 입을 수 있다.

상대방의 옷을 보고 그 유저가 여행동안 얼마나 많은 요소를 수집했는지 가늠할 수 있다.

만약 흰색옷을 입은 유저를 만난다면 그는 나에게 많은것을 탐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꼭 그런것만도 아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여행에 동참할 수도 있지만 중간에 나간다던지.. 버려두고 혼자 가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걱정은 하지 말것. 곧 다른 여행자를 만날 수 있을것이다.

내가 상대방에게 수집요소를 모을 수 있게 길안내를 하고 있을때. 상대방이 '왜 이런길로 나를 데려가는가'라고 생각한 나머지

나를 따라오지 않고 다른 길로 가버릴때. 답답하다. 하지만 어쩌나.. 이를 표현할 방법이 없는걸..

어쨋든 여행도중 만나게 되는 다른 플레이어를 발견할때의 반가움이란.. 


중간중간 삽입되는 함축적인 이벤트씬과 선조들의 과거, 혹은 기억의 단편, 어쩌면 플레이어의 운명을 암시하는

벽화들을 보면서 여행을 계속해나간다. 이 세계에 얽힌 충격적인 비밀이 서서히 밝혀지면서 엔딩이 다가왔음에 아쉬워한다.

혹시라도 나중에 내가 가르쳐준 다른 유저가 또 다른 뉴비에게 똑같이 가르쳐줄것을 기대하면서..


여행의 종착지인 '산'

오프닝부터 쭈욱 암시되어 오던 장소로 모든 유저들은 이 산을 향해 모여든다.

이곳에서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두명의 플레이어가 딱 붙어서 가는 귀여운 장면을 볼 수 있다.

어디 사는 누군지는 모르지만 커플의 감정이 생긴달까 하하;;


목적지에 도착한 두 사람..

나중에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엔딩직전까지 같이 걸어온 우리는

아쉽기라도 하듯이 상형문자를 계속 내뱉는다.

혹시라도 조작이 미숙해서 여기까지 같이 못 따라온 동행이 있는가?

그렇다면 잠깐 기다려주자. 그리고 같이 환희속으로 들어가는거다. 서로가 여기까지 오기까지 적잖은 도움을 받았을테니.


..이렇게 낭만적이고 따뜻한 게임이 또 있을까..

이 게임에서 캐릭터에게 팔이 없는 이유는 팔이 지니는 함축적인 의미의 폭력성을 제거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칼이나 총을 드는 수단자체를 없앰으로써 비폭력적이고 따뜻한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고..




저니의 메인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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