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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동네는 부천에서도 꽤 변두리에 속한다.
신중동이나 부천시청은 꽤 번화하고 놀기 좋고 살기 좋은 동네로 유명한 편이지만
그에 비해 내가 사는 소사구나 옆동네 오정구 이런 동네는 거의 응팔급이긴 하다.
그럼에도 나나 집사람은 이 동네 특유의 운치 덕분에 꽤 좋아하는 편인데...
굳이 좋아하는 이유를 찾자면 나나 집사람(우리는 동갑이다)이 어린 시절 느낀 감수성이
아직 이 동네에 남아 있기 때문인것 같다.
자랑할만한 것 없는 변변치 않은 동네에 그나마 좀 볼거리가 있다면 펄벅기념관이라는 곳이 있는데..
그쪽 주변이 꽤 운치가 있는 편이다.
옆에 야적장같은 곳이 있는데 그동안 잘 안봐서 몰랐지만 자세히 보니 수영장(풀장) 이라고 써져 있더군-_-;
옆에 있는 언덕길을 오르니 진짜 수영장의 흔적이 보이기는 하더라.
규모로 볼 때 결코 작지는 않았던것 같다.
세월이 흔적이 느껴진다 ㅋ
사진으로는 알기 어렵지만 위에서 내려다보려면 여기 보이는 꽤 높은 언덕을 올라가야 한다.
유모차 끌고 올라가느라 죽는 줄;;
이 동네 대부분이 다세대 주택이 밀집되어 있고 어딜가나 볼 수 있는 불법주정차 차량이나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외국인 동포들이 운영하는 가게들이 있어서 느낌은 썩 좋지는 않다.
그런데 여기 언덕 근처의 골목들은 약간 스키장이나 비발디파크에서나 볼 법한 유스호스텔 느낌의
빌라들이 많이 즐비해있다. 어디선가 달구 우는 소리도 들리고 도시답지 않게 밭들이 보이는 건 덤ㅋ
요즘 헌 집은 뽀사고 판에 박힌 빌라들만 생기는 추세인데.. 이 동네 빌라들은 오래되기는 했지만
상당히 깔끔하고 이국적인 느낌마저 물씬 풍기더라. 돈 좀 더 모아서 여기로 이사올까 한다.
언덕에 올라가면 먼 발치에서 밭도 보이고 고가를 오가는 차소리도 들린다.
어디서 키우는 달구인지 달구 우는 소리도 들리고.
오늘 사실 미세먼지가 굉장히 안좋은 날이기도 했다..
그런데도 하늘은 비교적 파랗더라고. 저 멀리 보이는 신중동 쪽이 좀 뿌옇기는 한데..
그렇게 답답하거나 공기가 맛없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나도 좀 호흡기가 민감한 편이어서 조금만 미세먼지가 있는 날이면 바로 느낌이 오는데..
그나마 동네가 나무,산,나무,산이어서 그런지 살만한 것 같다.
우리집 빨래건조터-_-;
저 공사한 흔적이 보이는 옆집 벽하며 이끼 낀 담벼락도 참 정감가는 것 같다.
집 앞에 7겹으로 된 뜯었다 고쳤다 한 콘크리트 바닥도 이렇게 좋을 수가.
여담으로 한 달 정도 전에 애기가 병원에 1주일 정도 입원해 있었는데
집에 돌아오니 이 후줄근한 풍경이 그렇게 편안하고 안심이 되더라는..
나나 집사람이나 빌라, 아파트에서만 살아와서 주택에 대한 묘한 환상이 있기는 했다.
약수터 쪽으로 좀만 더 올라가면 단독주택들도 있는데
우리가 그 흔히 부르던 '부잣집' 형태의 주택들이다. 언젠가 그런 집에서 사는걸 꿈꿔본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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