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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3학년 때인가, 친구네 집에 간 적이 있는데

그 친구는 집에 닌텐도64가 있었다.

친구는 3형제였고, 당시 그 친구 집에 놀라간 나와 다른 친구.. 총 다섯명이 합세해서

'대난투'라는 게임을 즐겼다.

....지금 생각해도 이 3형제를 생각하면 언짢은 추억인데 ㅋㅋㅋㅋ

왜 언짢냐면..일단 게임 시작 전에 친구의 동생을 통해서 대강의 플레이 설명을 들었다.

1. 공격, 점프, 스킬 버튼이 있는 지극히 심플한 조작이다. 커맨드 이딴거 없음

2. 상대를 줘패서 바깥으로 떨어트리면 되는 게임이다.

이 정도 설명을 듣고 오케이. 쉽네. 뭐 같이 해보지 뭐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잡았다가..

정말 털끝 하나 못 스쳐보고 뒈지게 처맞다가 뼈와 살이 분리되는 캐관강을 당했기 때문이다.

그 게임의 후속작이 20년 가까이 넘어 스위치로 발매되었다.

중딩때 겪은 트라우마 때문에 안살려고 했는데

이 게임에 쏟아부은 개발자의 열정과 엄청난 팬 서비스(수록 음악만 800곡!)에 감명을 받고 구입했다.

구입하는 김에 좀 연습해서 옛날의 서러움도 갚고 싶었던 건 덤

(조만간 그 친구와 다시 붙을 예정이다. 이 친구는 대난투 광팬으로 지금도 열심히 즐기고 있고

모든 시리즈를 섭렵한 분이시다. 동생들은 그냥 평범하게 살고 있는 듯)

이 게임이 어려웠던 이유는 쉬운 조작감에 비해 굉장히 많은 테크닉이 필요하다라는걸 지금 깨달았기 때문.


예를 들면..

상대가 절벽에 매달려 있다면 내가 그 절벽에 일부러 매달려서 먼저 매달린 놈을 떨어트리는 테크닉이라던지

상대가 던진 아이템을 타이밍 좋게 버튼을 누르면 받을 수 있다던지

아날로그 스틱을 튕기는 속도와 방향으로 스킬의 성능을 바꿀 수 있는 등

막상 해보려고 하면 은근히 어렵고 까다로운 테크닉이 상당히 많다는거다.


.. 중딩 당시 나는 점프만 하면 지구 끝까지 쫓아오는 친구놈의 칼 같은 드롭킥은 물론,

뭐만 시도하려고 하면 원천봉쇄 당하는 무지막자한 견제 플레이를 당했던 것이다..

당시로서는 이 영문을 알 까닭이 없었던 나는 나의 곰 같은 손을 원망했을 뿐.

하지만 세월이 흘러서 나 또한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고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들도 대거 참전했다! (정말 닌텐도를 제외하더라도 왠만큼 상징적인 캐릭터는 대거 나온듯)

흐흐

소닉이나 록맨 같은 참전은 과거에는 큰 서프라이즈였는데

지금은 스파의 류, 베요네타, 파판7의 클라우드, 악마성의 리히터(표기상 릭터로 나옴) 등

정말 그 다양성과 파생력이 말도 안되게 방대해졌다.

조작 캐릭터는 아니더라도 일종의 '옵션 캐릭터' 중에는 레이맨, 버추어파이터 등

왠만큼 대중적인 게임들은 죄다 등장하는 느낌이다.

심지어 플레이어블은 아니지만 악마성 시리즈의 드라큐라까지 보스 캐릭으로 등장하는 등

정말 생각지도 못한 부분까지 쓸데없이 꼼꼼하다.

배경 스테이지와 음악까지 정말 해당 작품을 사랑하는 팬에게는 감동의 눈물 폭포를 만드는 수준.

심지어 몬스터 헌터까지 등장한다. 조작 캐릭터는 없지만 보스 캐릭은 등장하며

위의 드라큐라와 마찬가지로 특정 부위별 타격이라던지 공격 패턴의 특징을 제법 충실하게 재현했다.

단순히 격겜으로서의 밸런스도 놀라울 정도인데 이런 싱글 컨텐츠까지 빵빵하니

제작진의 엄청난 장인 정신이 느껴진다.

모바일 게임처럼 몇 시간 동안 xx 시켜놓기 같은 요소도 있다.

등장 작품이 워낙 많다 보니 위와 같이 서로 전혀 안 어울리는 요상한 파티가 구성되는 것도 웃긴 점.

물론 모든 캐릭터들이 다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나오면 좋았겠지만

그게 불가능하다 보니 저런식으로 옵션화 시켜놓고, 실제 참전 캐릭터가 해당 특징을 훙내내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예를 들어 버파의 아키라 같은 경우 슈퍼 아머가 된 류와 싸운다던지)

심지어 옵션이면서도 실제 npc로 등장해서 싸우는 캐릭터도 있다.

대표적으로 악마성의 알카드.. 얘는 플레이어블로 나왔으면 했지만 화면 내에서 종횡무진 발만웨를 휘두르며

박쥐로 변신해서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니 너무 세서 npc로만 만든것 같다..

큭.. 어쨌든 악마성 팬으로써 너무 좋더라.

어드벤처라는 일종의 스토리 모드가 있는데 기승전결이 꽤 잘 되어 있다.

물론 스토리보다는 던전 탐색과 RPG적인 육성이 주요 컨텐츠이기는 한데..

다양한 상황에서 캐릭터 연습도 되고, 난이도가 매우 높은 도전 스테이지도 있다.

그리고 기승전결이 좋아서 이외로 서프라이즈한 플레이도 많이 즐길 수 있다.


... 친구의 추억으로 구매를 망설였지만 이런 웰메이드 게임이라니 사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좀 더 연습해서 다시 도전해봐야지 ㅋㅋㅋ

그리고 게임 특성상 워낙 개판 패싸움이 컨셉이다 보니 화면이 좀 정신이 없는데

이런 부분은 대난투 시리즈를 처음 사보는 사람들한테는 좀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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