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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이야기

The Big-O 1,2기

섬뜩파워 2008. 8. 2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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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장면을 보라. 뭐가 느껴지는지..
얘들만화 같다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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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작품은 전혀 아동물이 아니므로 그런 편견을 떨쳐버렸으면 한다.
오히려 이 작품, '빅오'는 성인취향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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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 어떤 사건을 모든 사람들이 기억을 잃어버린 도시 패러다임 시티.
주인공인 로저 스미스는 네고시에이터(협상가)라는 직업을 가진 재벌가로
추악한 범죄와 인간들의 고독감이 팽배한 패러다임 시티의 숨은 수호자 역할을 해오고 있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메가데우스라 일컬어지는 거대메카 '빅오'에 의해서다.
40년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왜 사람들이 기억상실증에 빠지게 되었는지.
로저가 어떻게 빅오를 손에넣고 조종할 수 있게 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상당부분이 수수께끼에 둘러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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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기억(메모리)를 잃고 살아가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불확실한 과거의 불안보다는 현재를 살아가야 하는 현실이 더 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억(메모리)는 단편적으로 떠올라 현재의 괴물을 부활시키기도 한다.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서부터 왔는지에 대한 불안감은 끝내 떨쳐 버릴수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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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스미스가 조종하는 빅오. 빅오를 포함한 패러다임 시티에 출몰하는 메가데우스들은 누구에 의해 언제
만들어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사람들이 기억을 잃어버리기 전 과거의 유물이라는 것을 짐작 할 수 있다.
기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전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만 알면 사람들은 문화를 잊는 일은 없다.
여담이지만 이작품은 서구권을 어느정도 의식해서 제작한 탓에 그 그림체가 상당히 미국풍이라는 것도 있지만
매우 두꺼운 팔다리에 비해 빈약하다 싶을 정도로 얇은 관절을 가진 구조는 '뽀빠이'를 연상케 하는 과정스러운
디자인도 이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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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전 무슨일이 있었는지 이 작품은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로저의 의식속에 남아 있던 메모리의
단편을 보면 인류는 한때 멸망직전까지 몰렸으며 그 사건에 메가데우스와도 연관이 되있는 것은 확실하다.
이후 패러다임 시티로 재건된 인류는 과거의 힘을 두려워 한 것인지 아니면 어떤 다른 이유때문인지
원하지 않게도 기억삭제를 당하게 되었다. 심지어 패러다임 시티의 창시자인 '고든 로즈워트'마저 자신의
메모리를 버리고야 말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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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도 않는데다 그 실체가 있는지 조차도 알 수 없는 '메모리'
그러나 그것은 인간의 의식중에 산발적으로 떠올라 '나는 누구인가', '세상의 진실은 무엇인가'에 대한
의구심때문에 인간의 현재 위치마저 흔들어 버리는 결과가 되버린다.
세상을 파괴시켰을지도 모르는 메가데우스, 과거에 적이었는지 친구였는지 알 수 없는 기계인간 '안드로이드'
무엇보다 사람들을 가장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대채 무엇인가. 그게 뭔지 모른다는 것이 가장 큰 공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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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메모리에 집착하는 악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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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오가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부분은 이런 어둠속에서도 감동을 전하고 있는 점 때문이 아닐까.
물론 대부분 이런 류의 감동은 쓸쓸함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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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작품을 유심히 보다보면 메모리는 꼭 과거의 것만이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드문 일이지만 '미래'에 대한 메모리도 있다는 것은 상당히 의아한 부분인데..
이 작품의 엔딩부분을 본다면 패러다임 시티의 리셋현상은 처음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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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중에 밝혀지는 내용이지만 자신의 기억이 꼭 자신의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단지 이 거짓된 도시에서 누군가의 기억을 대리로 해주며 무대에 선 배우일 뿐.
하지만 인간이 살아있는 한 메모리는 계속 된다. 아마 최종화에서 도로시가 살아난 것도 이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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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로봇만화나 특촬물을 연상시키는 복고적인 전투장면도 상당히 박진감이 넘친다.
그 느릿느릿한 움직임.. 실제로 로봇을 만든다면 아마 저런 움직임이 아닐까 싶다..
(군대에서 전차,항공들을 조작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기계가 '건담'처럼 날렵하게 움직이는 것은
지금으로선 거의 생각하기 힘들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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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나미 레이보다도 한수위라고 생각되는 안드로이드 도로시도 매력적이다.
눈밑의 다크서쿨이 참으로 인상적인 아가씨. 이런 종류의 작품에선 자주 볼 수 있는 설정이다..
파트너 이상, 연인 이하. 그 미묘한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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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로 이건 로저가 그린 도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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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를 깎듯이 모시는 집사로 간혹 보여주는 덜렁거리는 모습이라던지 기관총을 난사하는 모습이
신선한 아저씨다. 아마 이양반도 뭔가 과거의 메모리 덕분에 현재를 살아가는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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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엔젤이었을 줄이야.. 단순한 조연급인줄 알았는데 예상밖으로 상당히 비중있는 캐릭터였던 엔젤.
메모리라는 것이 이렇게 실체화된 형상이라는 것이 꽤나 흥미로웠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그것도 모르고 메모리를 찾아다녔다고 하니 꽤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이국의 사자라 일컬어진 이 여자가 찾던 메모리는 결국 패러다임 시티엔 없었다.
아니.. 메모리 그 자체가 사실은 허구였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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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날아가 버리는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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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많은 것을 생각해주는 장면이었다..
패러다임 시티는 무대였고 주인공들은 배우였던 건가. 단지 앞으로의 각본을 모르는 배우였다니.
무엇때문에 사람들이 기억을 봉인당해야 했고 왜 그렇게 두려워 해야 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단지 인류와 패러다임 시티가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방법이었으리라.


왜, 그런작품들이 있다.. 1기가 엄청난 인기를 끌었지만 제작사의 내부악화 때문에 2기가 제작되지 못했다던지..
1기 종영직후 2기가 나올 것 처럼 시청자들의 애간장을 태우다가 끝내 안나와 버린..
원래 빅오도 그런 작품이었다. 1기가 13화로 종결되면서 사람들은 그 미칠듯이 찝찝한 중도하차에 대해
상당히 애간장을 태우며 2기를 강력히 희망했건만 이것의 2기가 나온것은 상당히 시간이 흐른후였다는 것이다.
이대로 2기가 방영되지 않으면 어쩌나 했던 불안은 깔끔히 사라져 버렸지만 1기때 보여준 그 다크함과
찐한 교훈을 실어주던 구도에서 조금 벗어나 본격적인 큰 물줄기를 타고 급격히 흘러가는 스토리가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제작자들은 처음부터 이것을 좀 더 의도했었겠지만 이 허무한 엔딩 덕분에
1기만도 못하다는 평을 들었던 작품. 사실 나는 1기와 2기를 이어서 봤기 때문에 그렇다할 부자연스러움은
느끼지 못했지만 초반부에 비해 위트와 유머가 조금 사라진 것은 아쉽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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